노예 기행기는 조아라 노블에서 연재 중인 소설이다.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다른 세계에서 태어난 주인공. 보통 다른 소설들이면 단순히 부모님들을 잘해주겠다는 선에서 끝나지만, 주인공은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을 순수한 아이의 자리를 자신이 뺏었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새끼 뻐꾸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생각에서 보듯이 주인공은 향상심과 진취적인 면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그래서 초반부는 약간의 가라앉은 분위기와 아인들의 설정을 작가가 색다르게 해석을 해서 묘하게 빠져드는 재미가 있었다.
노예 기행기라는 것처럼 주인공이 아인 사회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예가 되었는데, 앞선 주인공 성격과 합쳐지니 흐르면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나둔다. 당장, 정말 취급이 안 좋은 노예가 아닌 단순한 껍데기 같은 노예 신분이라지만 딱히, 개선을 하려고 하는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이 소설은 주제가 성장이나 대리만족 요소보다는 단순히 아인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노예 신분 때문에 주인공을 완전 학대한다는 느낌까지는 없지만 당연히 좋은 대우는 못 받는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중도하차한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기행기라는 제목처럼 무척 평화로운 분위기는 아니다. 뭐, 노예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서 원래부터 힐링물 느낌이 안들기는 했지만... 주변에서 전쟁을 하기도 해서 휘말리기도 한다.
이런 수동적이 주인공에서 오는 분위기와 기존의 엘프, 세이렌, 늑대 같은 아인들의 색다른 해석이 덧붙여진 조합으로 이 소설만의 장점이 있었다. 엘프의 설정을 봤을 때는 외모가 뛰어나다는 설정은 여전하지만 동충하초를 보는 듯한 섬뜩한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포켓몬 파라스 설정을 다시 보고 왔다. 동충하초를 모티브로 한 파라스 포켓몬. 처음 봤을 때는 포켓몬이 원래 이런 게임이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소설을 싫어하지 않고 색다른 세계관 때문에 좋아한다고 해도 한번 최신 편까지 보고 나면 다른 소설들에 비해 쉽사리 손이 잘 안가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밝은 소설들이나 성장하는 소설들에 비해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물론, 노블에서 많이 차지하고 있는 단순히 다른 소설들 포맷을 단순하게 따라한 소설들보다는 더 손이 잘 가기는 한다.
'조아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군터 -평양 냉면 같은 소설- (3) | 2017.09.22 |
---|---|
[리뷰] 당신이 바로 미궁의 악마입니까? -초반부는 메모라이즈랑 비슷- (8) | 2017.09.15 |
[리뷰] 종의 기원 -편집자가 필요할 것 같은- (4) | 2017.09.06 |
회귀자 사용 설명서 -자주 안 쓰이는 소재의 조합- (11) | 2017.08.29 |
[리뷰] 플레이어 킬 -퇴폐적인- (0) | 2017.08.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