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리뷰를 하면서 처음으로 한 소설의 리뷰를 두 개로 나눠서 하게 되었다. 그만큼 성역의 쿵푸는 할 이야기도 많고 호불호가 많았던 소설이다. 일단 400화까지 봤었을 때는 딱히 더 리뷰를 할 것은 없었다고 생각을 했다. 이제 주인공이 너무 강해져서 다들 퍽! 하고 쳤더니 억! 하고 죽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얼마 후에 문피아에서 완결이 났다는 소리와 떡밥들을 전부 회수했다는 소리에 남은 편수가 얼마 안돼서 마저 보게 되었다.
실제로 위의 말한 이유로 흥미가 많이 식어서 보고 있어도, 떡밥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이걸 더 봐야하나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떡밥을 회수하기 시작하니까 무척 흥미롭게 보고 감탄도 나왔다. 성역의 쿵푸는 무척 숨기는 것도 많았고, 400화가 넘도록 초반에 나온 여자와 ‘천녀 사신명’의 의미가 완결 직전까지도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 오래된 신비감과 떡밥들을 해결하니까 내심 낫공룡의 되돌이 진 파트 이후로 눈이 높아져서 다시 감탄할 일이 있을까 했는데 막상 떡밥들을 해결하기 시작하니 정말 흥미롭게 봤었다. 봤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안 그래도 쿵푸가 가독성이 좋은 글이 아닌데, 게다가 세계관도 비밀이 많다. 그런 성역의 쿵푸의 400화가 넘도록 쌓인 의문이 한 번에 다 해소되니 정말 재밌게 봤을 것이다.
낫공룡의 파트는 기존의 독자가 가진 인식이 ‘단어가 특이한 현판 + 독특한 퍼즐의 조합’이라는 인식에서 ‘스토리가 역대 급’으로 인식이 올라간 갭의 차이에 의한 감탄이 컸다. 그래서 솔직히 리뷰를 보고 기대치가 올라간 상태에서 보면 기대치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그런 기대치를 안고 봤더니 초반부가 비문도 많고 불친절한 요소가 가득하다. 게다가 이런 불친절함을 완결 직전까지 계속 느껴야한다.
내가 성역의 쿵푸의 비문이나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단어에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소설을 볼 때 내가 보는 방식이 한 문장을 읽으면 단어 몇 개와 이미지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소설들에 대한 비판들이 문장구조가 비문이라서 하차했다는 글들을 보면 잘 공감을 못했다. 나한테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으니까. 다만, 쿵푸는 그게 유독 심해서 비문이라서 하차했다는 게 많이 이해가 갔다... 이것도 역대급이라면 역대급..
그래도 쿵푸의 문장 구조가 이상해도 보다보면 익숙해지고 많은 공을 들이면 이해 못할 글은 아니었다. 그리고 앞부분이 이해가 안 되면 뒷부분에서 유추가 가능했다. 게다가 소설을 많이 보다보면 문장구조나 수사적 용법보다는 소설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건 소설의 단어 몇 개와 이미지뿐이다. 문장 구조를 크게 신경 안 쓰게 됐다고나 할까?
이게 장르 소설에서는 문장이 아름답다고 느낀 소설이 없다 보니 조사들은 다 때려치우고 단어 위주와 큰 맥락으로 보게 되었다. 문득, 지금 생각나는 문장이 괜찮다고 느꼈던 소설은 ‘은빛 어비스’ 정도? 예전 이영도, 전민희 작가 분들의 글은 거의 꼬꼬마때 본 거라 기억도 잘 안나니 예외..
뭐, 그렇다고 해도 성역의 쿵푸의 소재나 단어들이 신기하지 않았으면 더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기하니까 꾹 참고 봤지, 평범한 양판소였으면 ‘특별한 것도 없으면서 글도 더럽게 못 쓴다’ 하면서 진작 때려 쳤을 것이다. 작가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완결을 지은 뒤 후기로 수정한다고 하니 다 수정하고 나서 보면 이런 점도 많이 괜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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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3 - [문피아] - (문피아,이리강) 성역의 쿵푸-독특한 소설- 감상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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