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도 13번이면 지랄 맞다는 이번에 문피아에서 유료 연재로 넘어간 소설이다. 일단 소재가 13번의 회귀라는 소재도 나름 괜찮았지만, 레이드물 세계관에서 몬스터 같은 위기 상황이 끝난 뒤의 세계를 다룬 것이라 신선하게 봤다.
작가들이 이때까지 이런 소재를 안 쓴것은 아무래도 인류 전부가 아닌 몇 명만 능력자들이 되면 신인류vs구인류 같은 전개가 나올 수밖에 없다. 네안데르탈인들이 크로마뇽인들에게 멸망한 것처럼. 그래서 이런 소재를 다루게 되면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로 많이 가는지라 많이 다뤄지는 소재는 아니었다. 장르소설에서 꿈도 희망도 없는 그런 전개는 잘 팔릴만한 글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전개가 잘 들어난다. '인류를 지켜라' 라는 거지 같은 회귀 조건 때문에, 주인공은 절망적인 조건에서도, 여러 번 회귀해서 기껏 마왕 퇴치를 했더니 신인류vs구인류 같은 상황 때문에 마왕을 퇴치하고도 인류는 여러 번 멸망하고 만다. 그래서 주인공은 맛탱이가 갔다. 이런 상황들의 결과로.
그래서 이번에도 마왕은 잡았어도, 인류를 구원하지 못했으니 다시 회귀했는데 이제는 주인공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 ‘이번이 마지막 회귀라는 생각으로..거슬리는 것은 모조리..’가 이 소설의 내용이다.
덕분에 주인공의 이전의 경험으로 빠르게 먼치킨으로 가서 거슬리는 것들은 다 치워버리는 화끈한 전개와 라제후티 설득하는 장면은 최근 들어서도 기억이 날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
하지만 소재가 너무 극단적이었을까? 여러번 회귀의 결과로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을 도구로 생각한다. 인물들에 대해 몰입하게 되는 것도 주로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독자들도 그렇게 보게 되는데, 주인공이 주변인물들은 전부 도구로 보니까 여주인공 격인 인물이 몰입이 안 되고, 다른 인물들도 비중이 있어도 다 들러리들로 보이게 된다.
독자들은 화끈한 전개를 좋아하지만, 의외로 인물들끼리의 꽁냥거림도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화끈하다 못해 극단적으로 가면 오히려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뭐, 이러면 마왕의 게임이나, 요리의신처럼 인물들로 이끌어 가는 전개는 꿈도 못 꾸고, 이제와서 이런 설정들을 버릴 수도 없으니, 유료연재에서 성공하려면 오로지 주인공이 먼치킨이 상황에서 성역의 쿵푸처럼 계속 색다른 전개들이나, 라제후티 설득씬처럼 임펙트가 큰 장면들로 소설을 계속 이끌어 가야하는데, 작가가 전작도 없고, 일일연재에 부담을 가지는 상황처럼 보여서 이후에는 페이스가 무너져서 평범한 소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건 초반에 보다가 묵혀두고 다시 봐서 나만 그런가 모르겠는데, 종종 작가가 잘못 썼나 의심되는 그런 부분도 있어서 점차 무너지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그런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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