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마행처우역거는 조아라 노블에서 연재하고 있는 글이다. 작가는 대체역사소설을 가장 잘 쓴다고 생각하는 조경래 작가! 역시 노블에서 삼국지를 많이 다뤄서 그런가? 전작 불꽃처럼이나, 고려를 다룬 소설은 인기 순위에서 잘 안보였는데, 다시 삼국지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자 투베 상위권에서 자주 보인다.
마행처우역거는 삼국지 후반부, 그것도 연의에서 주인공이지만 결국에는 삼국지 통일을 하지 못한 유비 일행, 촉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전작 처럼, 현대의 삶을 기억하는 주인공이다. 게다가 익주에서 가장 부자인 가문 비가의 비관이지만 잘 들어 보지는 못한 그런 인물이다. 언제나, 조경래 작가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마이너하게 시작한다.
암튼, 대체역사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답게 고증도 이 정도면 최상급이고, 대화 같은 것도 한자가 많이 들어가고, 고어(古語)를 썼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은 아니다. 가벼운 문체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읽다가도 중간 중간 걸리고 화끈한 맛이 없어서 재미없다고 느낄 그런 글이다. 일종의 뷔폐의 대하(새우) 같다고나 할까. 큰 새우가 맛이 좋고, 영양분도 좋다는 건 아는데, 껍질을 까기 귀찮아서 옆에 손쉬운 고기 같은 것들을 주로 먹는 그런 느낌. 이 글이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요새 현대판타지나, 가벼운 글들을 주로 봐서 그런지 초반에는 읽기가 좀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10화가 넘어가면서 적응을 했었는데, 결국 20화에서 멈추게 됐다. 주인공은 이미 죽음을 경험했던 사람이라,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가진 재산을 가지고 정계에서 적당히 살아 보려고 하는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이런 주인공의 다짐과는 반대로 글을 어떻게 풀어갈까 나름 기대도 했었는데, 결국에는 한량 같은 삶이 아닌, 복수물이 되고 말았다.
그 복수물이 되는 과정이 꽤 신경이 쓰여서, 안 그래도 쉽게 볼 수 있는 글이 아닌데, 그 뒤로도 꽤 많은 편수를 봤지만 글이 눈에 잘 안 들어왔다.
이것 외에는 역시 같은 꿈을 꾸다의 작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쓰기는 했는데, 같은 꿈을 꾸다의 처음 봤을 때의 그 색다름은 느낄 수 없다고나 할까..
같은 꿈이 등장하기 전의 노블 삼국지 배경이 천재를 다뤄도 제대로 천재의 느낌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고증 따위는 없었던 소설이 전부였던 시기다.
근데 이걸 같은 꿈을 꾸다가 등장하면서 전부 바꿔버렸다. 이런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때문에 같은 꿈을 꾸다가 더 재밌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삼국지 마행처우역기는 그런 색다름 보다는 같은 꿈을 꾸다의 512화? 그런 느낌이다. 이런 말을 하면 폄하하는 느낌이긴 한데, 호불호가 있을 지 언정 조경래 작가분이 전작들을 잘 써서 이 이상 잘 쓰기는 어지간해서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워낙 잘 쓰는 작가 분이라 20화를 넘기고도 괜찮다면 대체역사소설 좋아하는 분들은 재밌게 볼 것 같다.
<관련글> 2015/12/15 - [조아라] - 조아라 노블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완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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