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문피아에서 저번 주부터 무료연재에서 유료연재로 넘어간 글이다. 다행히 나는 아슬아슬하게 넘어가기 전 무료연재 막차를 탔다. 건달의 제국의 작가는 조아라에서 유명한 던전디펜스 작가 유헌화의 소설이다.
던전디펜스에 관한 건 이쪽 참조.
<관련글>
2015/12/17 - [조아라 리뷰] - 조아라 노블(유헌화) 던전 디펜스 감상(후기) |
건달의 제국은 현대에 몬스터가 쳐들어와서 우리나라의 북방의 일부가 무너지고 결국 서울까지 몬스터에 의해 점령당하고 그 과정에서 헌터들과의 싸움에서 주인공도 죽어 과거로 돌아가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흔한 회귀물이다.나도 이 부분까지만 봐서는 레이드물인지 알았으나 현재 70편까지 몬스터를 잡는 내용은 거의 안 나온다. 오히려 몬스터에 의해 세상이 혼란스러워진 세계에서 뒷골목(음지)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몬스터들에 의한 치안 붕괴로 인한 현실보다 좀 더 퇴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레이드 물에서 나온 파생 소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아무리 헬조선 소리를 듣지만 치안은 아직까진 세계 제일이다. 그러니 아무리 쓰고 싶은 소재라고 할 지라도 총, 인육, 이런 소재는 다루기 힘들다.
현실에서 총을 쏜다는 건달이 나오면 경찰들이 개거품을 물며 건달이 소탕 될 때까지 찾아올 것이니 말이다. 아주 민감한 소재이다. 그러니 이런 험한 내용을 쓰기 위해 몬스터들을 이용한 것 같다. 몬스터는 주소재가 아닌 개연성을 위한 소재인 것이다.
이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다른 레이드물에서는 몬스터 침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언제부터 몬스터들의 습격이 있었는지 어디 포털 같은 것이 생겨서 몬스터가 넘어온 것인지, 혹시나 자연발생인 것 인지 어느 것도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몬스터가 나오는 터라 후에 몬스터 레이도도 나올 것 같긴 한데 작품의 제목으로 봐서는 레이드는 주요 소재가 아닌 곁가지 소재인 것 같다. 아직 70화라 섣부른 추측이긴 한데.. 나중에 완결나면 한 번 더 감상을 써야할 것 같다.
던전 디펜스의 작가답게 캐릭터들의 묘사가 특히 뛰어나다. 특히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주인공들의 묘사가 뛰어 나다. 게다가 작품 곳곳에서 세밀한 묘사가 보이는데 내가 제일 감탄한 부분은 이 부분이다.
“이 시기 여름밤에는 소쩍새가 자주 운다. 쪼옥, 쪽 쪼옥 하고 울지”
“네, 알아요.”
“의정부에서 개성으로 이어지는 이 라인은 새들이 다양해서 좋다. 새들마다 울음을 멈추는 이유가 전부 달라. 호옥, 혹, 호옥, 하고 우는 건 솔부엉이다. 헌터에겐 이런 애들이 가장 맙지. 공짜로 경보기 역할을 해주니까.”
“소쩍새는 고블린이 대여섯 마리만 다가와도 울음을 멈춰. 가장 약한 놈이다. 솔부엉이는 고블린이 아무리 몰려와도 뻗댄다. 쪼끄마한 몬스터는 뭔 짓을 해도 자기한테 해코지 못하는 걸 알거든. 영리한 놈이지.”
“지금은 전부 조용하네요.”
“그게 문제다.”
“저 자존심 강한 경보기 등이 죄다 쫄아버렸다. 무슨 뜻인지 알겠냐,”
“전국구 깡패가 출현했을까요?”
“그래, 아주 무서운 아저씨가 온 거야.”
건달의 제국 14편 내용 中 일부
무료편이니까 일부분은 가져와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위의 대화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제자격인 아이의 대화다. 대부분의 다른 소설들은 저런 새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까지 세밀한 묘사는 안한다. 그저 풀벌레들의 울음 소리가 멈췄다.
새의 울음 소리가 멈췄다. 이런 식의 간단한 묘사를 하고 넘어갔다. 던전 디펜스에서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서도 위와 같은 세밀한 묘사가 작품 곳곳에 있다. 저런 세밀한 묘사가 있다 보니 건달의 제국의 어두운 세계관이 더 어두워 보인다.
다른 특징으로는 역시 던전 디펜스에서도 여주인공들과의 꽁냥 거림이 재미가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재밌게 염장을 지른다.;; 게다가 성애씬만 자세한 묘사가 없지.
뒷골목 세계인지라 작품 곳곳에 은꼴 요소가 넘쳐난다. 작품의 19금이 걸려 있을 줄 알았으나 성애씬 묘사가 없다고 19금이 걸리지는 않았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던전 디펜스에서 보였던 작가의 장점들을 소재만 바꿔서 재정립 했다. 그러니 던전디펜스를 재밌게 봤던 사람들은 소재만 취향에 맡는다면 이 작품도 재밌게 볼 것이다. 단지 차이점은 노블과 편당결제라는 점. 그러니 만약 던전디펜스가 편당결제였어도 볼 사람들에게는 이 작품도 추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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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완결 감상 추가
건달의 제국이 완결이 난 지 꽤 됬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던디 작가 답게 배경이 몬스터들로 인한 피폐해진 세계를 다룬지라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작가가 그런 욕망(?)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었다. 140화 정도의 짧은 소설로 완결이 났는데, 건달의 제국을 보면서 느낀 기대치 수준에서 완결이 났다.
딱, 건달의 제국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준. 던디 작가여서 조금 내 기대치를 상회하는 것을 기대하긴 했는데, 뭐 언제나 그런 글을 쓸 수는 없는 것이고.
결말을 생각해보면 작가가 이 이상 뛰어난 것을 할 수 없으면, 딱 적당한 수준에서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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